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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인권법> ①발의 11년만에 시행…대북정책 패러다임 변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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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굶주린 아동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북한 당국·주민 구분…주민 인권개선 국가 의무로 규정

인권범죄 기록해 처벌 근거 마련…'북한인권상' 제정 추진

북한 주민 정보제공에 한계…인도적 지원도 당분간 어려울 듯

<※편집자 주 = 9월 4일 북한 주민의 인권보호 및 증진을 목적으로 한 북한인권법이 시행됩니다. 북한인권법은 헌법에 따라 엄연히 우리 국민인 북한 주민의 인권실태를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국가의 의무를 이행하는 첫걸음으로 평가됩니다. 또 인권이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 실현에 동참하는 한편 북한 주민에게 한반도 통일에 대한 기대와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연합뉴스는 북한인권법 시행의 의미와 한계, 향후 과제를 짚어보는 기획기사 3꼭지를 일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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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2016년 3월 2일 국회 본 회의에서 북한인권법이 통과됐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이상현 홍국기 기자 = 북한인권법은 2005년 17대 국회에서 처음 발의된 이후 여야 간 견해차로 번번이 입법이 무산되다 올해 3월 11년 만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오는 30일 북한인권법 시행령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 이 법은 다음 달 4일부터 시행된다.

북한인권법은 북한인권기록센터를 통해 북한 당국에 의해 자행되는 인권범죄를 체계적으로 기록해 처벌 근거로 삼고, 북한인권재단을 통해 북한 주민 인권 증진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북한 주민의 인권개선을 목적으로 한 북한인권법의 시행은 대북정책 패러다임 변화의 계기가 될 전망이다.

기존 대북정책은 남북한 당국의 합의에 기초해 민·관 차원의 교류·협력을 추진하는 방식 위주였다. 그러나 북한인권법은 정책대상이 북한 주민이라는 점에서 기존 대북정책과는 차원을 달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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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8월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한 간부와 주민을 향해 '새로운 한반도 통일시대'에 동참해달라고 촉구한 반면, 북한 당국에 대해서는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 개발과 대남 도발 위협의 중단을 요구하며 북한의 핵심 권력층과 간부 및 주민을 분리하는 대북 전략을 본격화한 박근혜 대통령 [연합뉴스 자료사진]


박근혜 대통령도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한의 핵심 권력층과 간부 및 주민을 분리하는 대북 전략의 본격화를 시사한 것도 북한인권법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박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북한 간부와 주민을 향해 '새로운 한반도 통일시대'에 동참해달라고 촉구한 반면, 북한 당국에 대해서는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 개발과 대남 도발 위협의 중단을 요구했다.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한 당국을 향한 메시지와 북한 간부 및 주민을 향한 메시지를 구분해 발신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북한인권법 시행을 계기로 정부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따른 대북제재에 더해 북한 인권을 매개로 한 대북압박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심지어 박 대통령이 22일 북한 김정은 체제에 대해 "심각한 균열 조짐을 보이면서 체제 동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한 뒤 24일에는 "북한이 1인 독재하에 비상식적 의사결정 체제라는 점과 김정은의 성격이 예측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이라며 김정은을 직접 겨냥해 비난한 것을 놓고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정권 교체)'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인권을 매개로 한 대북압박은 북한 당국에 의해 자행되는 인권범죄를 기록하고 공개하는 방식으로도 가능하다.





2004년 10월 북한인권법을 제정한 미국은 지난달 6일 미 의회에 북한의 인권유린 실태를 나열한 인권보고서를 제출하면서 김정은을 포함해 개인 15명, 기관 8곳에 대한 제재 명단을 공식 발표했다.

우리 정부도 북한인권법에 따라 탈북민 면접조사 등을 토대로 북한 내 인권범죄 기록을 축적하면서 인권범죄와 관련한 인물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범죄자는 통일 이후 처벌할 수 있고, 통일 이전이라도 국제형사재판소(ICC) 제소가 가능하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북한 인권 비정부기구(NGO)와 협력해 북한 주민에게 외부세계와 북한 내 인권상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방법도 있다.

지금도 국내 각 기관은 북한 주민의 알권리 충족을 위해 대북 방송을 시행하고 있으나 수신율이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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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만수대 언덕 김일성·김정일 동상을 참배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정부 관계자는 29일 "북한인권법의 한계라고 한다면 북한 주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내용이 빠졌다는 점이다. 대북전단에 대한 지원은 여야의 공감대가 없어 어렵다"라고 북한 주민에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마땅한 수단이 없음을 자인했다.

북한 주민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장기적으로는 남북 간 접촉을 늘리는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서독과 동독 간 통일이 가능했던 것도 연간 수백만 명이 왕래할 정도로 교류·협력이 활발했고, 이를 통해 동독 주민이 서독의 상황을 제대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 북한 전문가는 "교류와 협력을 통해 북한 주민이 남한의 실상을 접하고 북한의 열악한 상황을 알게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방법인데 지금은 상황이 여의치 않기 때문에 북한 당국에 대한 압박 위주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북한인권법은 북한 주민 인권개선을 위한 남북인권 대화 추진과 대북 인도적 지원도 규정하고 있으나 현재 남북관계가 최악의 상황이라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은 작다.

정부는 북한 내 취약계층에 대한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는 필요하다는 입장이나, 현 남북관계를 고려할 때 시기와 품목, 방식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

한편, 정부는 북한 인권 문제의 국제적 공론화를 위해 '북한인권상'을 제정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인권상 제정에 대해 "민간 위원회를 구성해 북한 인권개선에 기여한 인물을 선정하는 방식이 자연스러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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